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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도 잠수병에 걸릴까?

생활속의 과학이야기

by 아이노양 2022. 9. 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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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스쿠버를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아직 경험이 없지만 꼭 한번 배워보고 싶은 액티비티인데요! 한편으로는 잘못해서 잠수병에 걸리면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을 앞서 해보기도 합니다. 스쿠버다이버가 물속에 오래 있으면 잠수병에 걸린다고 하는데, 물고기도 잠수병에 걸리는 걸까요? 평생을 물속에서 사는 물고기도 정말 잠수병에 걸릴 수 있는 것일까요?

여기서 잠수병에 대해 한 번 더 의미를 알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잠수병은 단어 그대로 잠수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니랍니다. 잠수병은 다이빙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 중의 하나로, 물속에서 수면으로 너무 빨리 올라올 때 갑작스러운 압력의 저하로 생기는 이상 상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다이버나 물고기나 물속에 오래 있다고 해서 잠수병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물고기는 다른 이유로 잠수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사람이 물속에서 수면으로 너무 빨리 올라와서 몸에 걸리는 압력이 너무 빨리 줄어들면 혈액 속에 공기 방울이 생깁니다. 사람의 몸에 공기가 들어가면 정말 위험하다는 사실! 그래서 주사를 맞기 전에 주사기를 살짝 눌러 공기를 빼고 약품이 살짝 튀어나오는 것을 보신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물고기도 물속에서 수면으로 빨리 올라오게 되면 같은 일을 겪을 수 있지만 수면으로 너무 빨리 올라오기 때문에 사람과 동일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물의 성질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산소는 물이나 물과 비슷한 액체, 즉 혈액이나 체액에 어느 정도 녹아 들어갑니다. 이 현상은 물고기에게는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물고기는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에 의존해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소도 물론 물과 혈액에 녹지만 생리적 과정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보통 때는 사람과 물고기 모두 대기의 질소 때문에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다. 사람과 물고기는 신진대사에 필요한 산소만을 사용하고 필요 없는 질소는 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공기가 혈액 속에 너무 많이 녹아 있으면 불필요한 질소를 제거하기가 버거워지게 됩니다. 그러면 질소는 기체 방울로 변해서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신체 조직을 국소적으로 파괴합니다.

물에 녹는 공기의 양은 압력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압력이 높을수록 더 많이 녹습니다. 다이버가 물속 깊이 들어갈수록 물의 압력이 높아져서 더 많은 산소와 질소가 폐를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서 산소는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이버가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압력이 줄어들 때 질소가 들어온 길을 다시 돌아서 나가면 아주 좋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압력이 너무 빨리 변하게 되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질소는 혈액 속에서 기체가 되어버립니다. 탄산을 흔들어서 압력을 높이고 갑자기 열면 이산화탄소가 거품이 되어 올라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천천히 올라와서 질소가 하나씩 폐를 통해 나가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물고기도 똑같은 일을 겪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두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1. 물고기의 아이큐는 낮지만, 갑자기 물 위로 올라와 잠수병에 걸려 스스로 죽을 만큼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2. 질소 거품으로 생기는 잠수병보다 부레가 너무 빨리 팽창해서 체내의 기관이 파열되어 죽는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물고기가 질소 거품에 의한 잠수병으로 죽을 수 있는 경우는 이렇습니다. 어떤 물고기가 물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물고기의 혈액은 이미 물속에 녹아 있는 질소의 양에 완전히 적응되어 있겠죠? 이때 갑자기 근처의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따뜻한 물을 한 번에 방류합니다. 더운물에는 보통의 물보다 질소가 덜 녹아있지만, 발전소의 물이 가열되는 과정에서 미처 질소를 다 방출하지 못했다면 보통의 물보다 질소 함유량이 높아지게 됩니다. 물고기가 같은 온도와 같은 압력에서 질소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녹아 있는 물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물고기의 혈액은 비정상적으로 많은 질소를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과도하게 많이 녹아있는 질소가 언제라도 거품이 되어 사람처럼 잠수병을 일으킬 수 있게 됩니다.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화학약품도 아닌 그저 더운물을 버릴 뿐이었는데도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때 물고기가 잠수병에 걸리지 않는 유일한 해결책은 더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 거품이 생기지 않고 혈액 속에 계속 녹아들게 하는 것입니다.

더 쉽게 예를 들면, 금붕어를 사다가 깨끗한 물을 채운 어항에 넣으면 곧 죽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수돗물은 차가운 물에 정수 과정 중 스프레이 처리를 통해 공기를 불어 넣어서 기체가 많이 녹아 있습니다. 이 물을 어항에 바로 넣으면 실온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따뜻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질소의 제거 과정은 매우 느려서 더 차가울 때와 거의 똑같은 양의 질소가 녹아있고, 비정상적으로 질소 함량이 높은 물속에서 물고기는 잠수병에 걸려서 죽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전소에서 물을 방류하거나 금붕어를 어항에 넣기 전에 물을 오랫동안 놓아두는 게 필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여전히 많이 녹아있는 질소가 빠져나가 온도와 압력에 적합한 양의 질소만 남기므로 물고기가 잠수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번외편!
대기로부터 떨어져 물속에서만 사는 물고기는 어떻게 산소를 얻어 살아가는 것일까요?

물속의 산소는 반드시 공기가 녹아야만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물속 식물도 땅 위의 식물처럼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놓는다는 사실! 바닷속에는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고, 이들이 방출하는 산소는 대기가 아닌 곧장 물속으로 녹아 들어갑니다. 물고기들은 계속해서 헤엄을 치며 많은 양의 물을 아가미에 통과시키고, 산소의 농도가 높지 않아도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충분한 산소를 계속 빨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수중 식물이 많이 살지 않는 물속에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될 수 없기 때문에 물고기 또한 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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