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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올라간 풍선, 어떻게 될까?

생활속의 과학이야기

by 아이노양 2022. 9. 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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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어릴 때도 그렇고 성인이 된 지금도 궁금하지만 답을 딱히 찾아보지 않았던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하늘로 날려버린 풍선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인데요! 어릴 때는 하늘 높이 날아가 우주로 가지 않을까 생각했고, 지금은 우주는 아닐 테지만 공중에서 터지는 것인지, 터져서 다른 곳 어딘가에 떨어지는 것인지 궁금하긴 하지만 한 번도 해답을 찾아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헬륨이 들어있는 풍선을 하늘로 날려버리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헬륨 풍선은 왜 하늘로 올라가는 것일까요? 중력이 있는데 헬륨 풍선은 중력을 이고 올라가도록 밀어주는 힘이 있는 건 아닐까요?


밀어 올리는 힘 같은 것은 없습니다. 단지 풍선 속의 헬륨은 같은 부피에서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끌어내리는 힘의 영향을 덜 받는 것뿐입니다. 중력은 무게가 가벼운 헬륨 원자를 상대적으로 무거운 공기 분자보다 덜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그래서 공기는 헬륨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우리에게는 헬륨이 공기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헬륨 풍선 안에 있다면 '왜 바람이 아래로 부는거지?'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뭇가지를 물 깊숙이 놓았을 때 수면 위로 떠 오르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과 나무는 우리에게 친숙한 물질이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헬륨과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체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헬륨과 공기도 엄연한 물질이며 지구의 중력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기체가 중력에 반응하는 것은 고체나 액체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대상의 형태가 액체든, 고체든, 기체든, 중력의 힘은 입자의 질량에 비례합니다.

헬륨 풍선을 놓치거나 하늘로 날리면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납니다. 우선 풍선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기압과 기온 변화를 겪습니다. 대기가 지구를 둘러싼 공기층으로 되어있고, 중력에 의해 지구에 단단히 붙들려 있기 때문에 기압은 고도가 올라감에 따라 상당히 규칙적으로 줄어듭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아래로 누르는 힘은 줄어듭니다. 기압이 줄어든다는 뜻인데요.

고무풍선이 일정한 크기를 유지하는 것은 안에 있는 공기가 밖으로 밀어내는 힘과 주변 대기가 안으로 밀어 넣는 힘이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며 안으로 수축하려는 고무의 성질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기 압력이 줄어들면 헬륨이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더 강해져서 풍선은 팽창합니다. 고도가 올라갈수록 풍선은 더 팽창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떨어지는 온도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체는 가열하면 부피가 늘어나고 냉각하면 줄어드는데, 그 이유는 뜨거운 공기의 분자들은 움직임이 빨라서 용기의 벽에 더 강하게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헬륨 풍선은 하늘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더 차가운 공기와 만납니다. 그리고 풍선은 올라가면서 차가워지고 움직임이 느려진 분자들로 부피가 줄어들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올라가는 풍선에는 2개의 반대되는 힘이 작용하게 됩니다. 기압이 떨어짐에 따라 팽창하려는 힘,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수축하려는 힘입니다. 그러면 어떤 힘이 이기게 될까요?

 

기체의 팽창과 수축을 지배하는 법칙은 기체 상태 방정식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이용해서 과학자들은 기체에 작용하는 다양한 압력과 온도의 효과를 계산해냅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헬륨 풍선에 대해 기체 상태 방정식을 대입하여 계산해보면 압력이 떨어짐에 따라 팽창하려는 힘이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수축하려는 힘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풍선은 올라가면서 점점 커지다가 풍선의 탄력이 한계에 달하면 결국 터집니다. 터진 풍선은 땅으로 내려오다가 어떤 집의 지붕 위로, 호수 위로, 어딘가에 떨어지게 됩니다.

풍선이 터져서 밖으로 나온 헬륨 기체는 대기의 밀도가 아주 희박해서 같은 부피의 공기 무게가 헬륨 무게와 같아지는 지점까지 계속 올라가서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영원히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람을 포함한 여러 가지 기상 현상이 대기 중의 입자들을 섞어놓기 때문에 어떤 고도에서도 헬륨 원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헬륨 풍선에 작용하는 요소는 기압과 온도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풍선 속의 헬륨의 양이 하늘 저 높이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못할 경우 풍선은 터질 정도로 하늘 높이 올라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느 정도 고도에서 상승을 멈춥니다. 그 후에 바람을 따라 며칠이고 둥둥 떠다니는 사이에 헬륨은 조금씩 밖으로 새어 나오게 되고, 어느 정도 헬륨이 빠져나간 풍선은 고무의 무게 때문에 지상으로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헬륨 원자는 워낙 작아서 고무풍선 표면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 천장으로 날린 풍선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하나씩 밑으로 내려오는 것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그런데 요즘의 헬륨 풍선은 고무가 아닌 알루미늄 코팅이 된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만든다는 사실! 이 풍선은 헬륨을 더 오래 담아둘 수 있기 때문에 더 높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여객기 조종사들이 실제로 지상 수 킬로미터 높이를 흐르는 제트기류를 따라 날아가는 헬륨 풍선을 목격하기도 한답니다.

그렇다면 풍선이 아닌 하늘에 떠 있는 광고 비행선은 어떻게 하죠? 비행선의 몸통 또한 헬륨가스로 채워져 있는데, 해가 뜨거워지거나 비가 와서 추워지면 채워져 있는 헬륨 부피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걸까요?

이렇게 된다면 비행선 옆구리에 붙어있는 회사의 광고문은 떨어질 것입니다. 돈을 지불하고 광고를 띄웠는데 이런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되겠죠. 광고 비행선은 헬륨과 공기를 이리저리 바꾸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더운 여름날 햇빛이 내리쬐면 헬륨이 팽창해서 압력이 올라가겠죠? 그렇다고 비싼 헬륨을 대기 중으로 그냥 내보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밤에 온도가 내려가면 헬륨은 더 필요할 것이고요.

해결책으로 큰 헬륨 자루 안에 별도의 작은 공기 자루를 넣게 됩니다. 헬륨이 팽창하면 공기는 밖으로 밀려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헬륨이 수축하면 공기 자루에 다시 공기를 불어 넣어서 모양을 유지시키고 일정하게 띄워놓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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