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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끓일 때 뚜껑을 덮으면 빨리 끓는다!ㅣ살짝 끓이기 vs 천천히 끓이기

생활속의 과학이야기

by 아이노양 2022. 9. 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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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을 끓이거나 요리를 할 때 냄비에 물을 끓이는 과정이 들어가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냄비뚜껑을 닫고 물을 끓이는 편인데, 그 이유는 뚜껑을 덮으면 물이 더 빨리 끓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뚜껑이 열려있으면 열이 날아가서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 늦게 끓는다는데, 그럼 끓기 전에 열은 어떤 열일까요? 물이 끓기 전에는 김도 나지 않는데 날아갈 열이 있는 것일까요?

김이 나지는 않지만 수증기는 올라옵니다. 김은 기체가 아니라 미세한 물방울의 모임인데, 김이 보이기 훨씬 전부터 보이지 않는 뜨거운 증기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은 결합이 끊어진 물 분자로 기체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물이 어디에 있든 물 위에는 항상 수증기가 조금씩은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 물이 많은 목욕탕이나 수영장은 습도가 높다라고 하죠? 물 표면에는 활동이 활발해서 결합을 끊고 대기 중으로 날아가는 물 분자들이 항상 있습니다.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물 분자의 운동이 활발해져서 대기 중으로 날아갈 수 있을만큼 뜨거워지기 때문에 더 많은 수증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가스레인지의 불꽃이 물을 가열하면서 수면 위의 뜨거운 수증기 분자는 점점 더 늘어나게 됩니다.

물의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수증기 분자들은 더 많은 에너지를 갖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 에너지를 날려보내지 않고 물을 끓이는 데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뚜껑이 아주 중요합니다. 뚜껑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상태의 수증기 분자들을 도망가지 못하게 막고 다시 냄비로 돌려보냅니다. 이렇게 되면 물은 더 빨리 끓게 됩니다.

다양한 조리법들을 보다 보면 팔팔 끓이지 말고 약한 불로 살짝 끓이라는 말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살짝 끓이는 것과 천천히 끓이는 것은 같은 것일까요? 다른 것일까요?

언뜻 보면 같은 것 같지만 같지 않습니다. 살짝과 팔팔은 물을 끓일 때 거품이 얼마나 세게 일어나는지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살짝 끓이는 것은 진짜 끓이는 것보다 약간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조리 온도가 몇 도만 달라도 요리에 차이가 생길 만큼 음식을 만드는 것은 섬세한 일입니다. 굽고 튀기는 것과 달리 많은 물이 있는 상태에서 하는 끓이는 요리는 허용되는 온도의 범위가 매우 좁습니다. 그래서 완벽한 온도를 맞추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요리는 결국 복잡한 화학반응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온도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든 화학반응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화학 반응을 일으킬 것인지, 또 그 반응의 속도를 결정합니다. 온도가 요리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온도가 높으면 재료가 빨리 익고, 온도조절에 실패하면 음식에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화학반응의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고기를 삶거나 끓일 때 특히 온도가 아주 중요합니다. 고기가 연해지는지 질겨지는지 마르게 되는지가 온도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팔팔 끓이면 굳어지는 과정이 잘 진행되지만 온도를 약간 낮춰 살짝 끓이면 부드러워집니다. 조리법은 오랜 시간 다양한 경험에 따라 어떤 요리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조리법은 그대로 따르는것이 요리의 맛과 식감을 망치지 않는 방법입니다.

거품이 많이 나는 팔팔 끓이는 것은 파스타 요리에 이용됩니다. 비등점에서 요리하라는 것인데요. 비등점은 물에 의한 요리에서 온도의 상한선을 설정해줍니다. 왜냐하면 물은 아무리 끓여도 100℃를 넘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표면으로 올라와 터지는 거품을 보면 우리는 요리가 약 100℃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 요리해야 적당한 요리들도 있습니다. 음식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하한선이 있다면 대부분의 박테리아를 죽이는 데 필요한 약 82℃의 온도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어떻게 이러한 온도를 필요할 때 정확히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100℃는 거품이 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낮은 온도에서는 거품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요리를 할 때마다 온도계를 이용할 수도 없죠. 요리 관련 전문서적을 보면 살짝 끓이는 것은 57℃부터 시작한다고 되어있는데, 즉 살짝 끓이기는 57-99℃ 사이라면 어떤 온도에서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참고! 위험한 살모넬라균은 60~65℃ 정도가 되지 않으면 죽지 않습니다!)

그러나 같은 냄비 안에서도 한 지점과 다른 지점 사이의 온도가 크게 다를 수 있고 요리가 진행되는 중간에도 온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살짝 끓이기의 표준 온도를 결정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입니다. 냄비의 크기, 형태, 두께 등은 음식의 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며 냄비가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는지, 뚜껑은 얼마나 덮여있는지, 불은 일정하게 나오고 있는지, 냄비 속의 음식과 물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등의 요소들도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살짝 끓이기를 제대로 하는 방법은 온도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냄비에서 진행되는 일에만 신경을 쓰는 방법뿐입니다. 끓을 때 올라오는 거품이 가끔씩만 올라오도록 불을 조절하여 끓기 직전의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가끔 여기저기 뜨거운 부분이 생겨서 거품을 위로 올려보내는데 이것으로 냄비가 너무 식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살짝 끓이는 방법 중 포칭과 코들링은 어떨까요? 포칭은 살짝 끓이기와 같지만 생선이나 달걀을 요리할 때 쓰는 용어입니다. 코들링은 재료, 보통 달걀을 물 속에 넣고 비등점까지 끓였다가 불을 끄는 것입니다. 물이 식어가면서 온도가 천천히 내려가서 전체적인 평균 온도는 중간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부드럽게 반숙된 달걀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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