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반드시 필요한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유대인의 소금, 임금님의 소금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요즘은 암염, 핑크솔트 등 다양한 종류의 소금이 나오지만 특정인을 위한 소금이 정말 존재하는 것일지,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한번 알아봅시다!
어떤 외국의 요리책에는 코셔 소금, 즉 유대 율법에 따라 깨끗하고 먹을 수 있다고 인정된 정결한 소금을 사용하라고 나와있는데, 일반적인 소금과는 어떻게 다른것일까요?
소금은 본질적으로 어떤 종파와 특별하게 관계가 있는것은 아닙니다. 코셔 소금은 일반 소금과 동일하게 바다에서 나는 것이고 공장에서 가공하는 과정에서 엄격한 유대 율법에 합격했다는 확인을 받은 것이지만 맛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화학적으로 볼 때 코셔 소금은 다른 소금과 똑같습니다. 순수한 염화나트륨으로, 식용소금은 97.5% 이상의 염화나트륨을 함유해야 한다는 미국 법률에 따라 만들어졌습니다. 코셔 소금이 일반적인 소금과 차이점을 굳이 찾아보자면 코셔 소금이 좀더 입자가 굵고 얇은 판 모양으로 되어 있다는 것 뿐입니다.
코셔 소금은 쇠고기나 닭고기 표면에 소금을 뿌리는 정화 의식에 사용됩니다. 또한 코셔 소금을 사용하라는 것은 순전히 입자가 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코셔 소금과 일반 소금의 맛이 다르다고 주장하는것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는 사실! 요리사들이 코셔 소금을 좋아하는 이유는 입자가 크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집어서 냄비에 넣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손 끝의 감각만으로도 소금의 양이 적당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이유도 있는데요. 그러나 냄비에서 녹는 순간, 입자의 모습과 크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렇다면 임금님의 소금은 무엇일까요?
보통 바닷물로 만든 소금은 암염으로 만든 것보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정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더 자연에 가깝고 맛이 싱싱하고 뚜렷하다는 점에서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이게 과연 사실일까요?
유대인의 소금에서 말했듯 다 사실이 아닙니다.
바닷물로 만든 소금이라는 표시를 붙여 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보통 소금보다 미네랄이 더 풍부하지도, 정제과정을 덜 거친 것도 아니며, 맛도 보통 소금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값은 일반 소금보다 훨씬 비싼데요. 심지어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는 업체들도 있기 때문에 바닷물로 만들지 않았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코셔 소금은 직접 감시를 하기 때문에 그럴 염려는 없지만요!
자연식품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바다소금을 선호해 왔습니다. 요리책과 전문 잡지, 몇몇 요리사들까지도 바다소금이 더 뛰어나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는데, 벌거벗은 임금님의 예화처럼 소문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암염은 수백만 년 전 기후 변화에 의해 바다 또는 거대한 염수호가 말라붙은 뒤 남은 소금 덩어리가 땅 속에 묻혀 생긴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소금은 모두 바다로부터 온 것입니다. 다만 옛날의 바다냐 요즘 바다냐가 다를 뿐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바다 소금은 암염보다 더 많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바다소금이 바닷물에서 수분을 모두 증발시키고 남은 끈적끈적한 회색의 고체 성분을 뜻한다면 말입니다. 우리는 이 고체 성분을 '해양 고형분'이라고 부릅니다.
해양 고형분 중 소금에 해당하는 염화나트륨은 78%에 불과합니다. 나머지의 99%는 마그네슘과 칼슘 화합물입니다. 또한 아주 적은 양이지만 75가지 정도의 다양한 화학원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에 보통 14g 정도의 소금을 먹는다고 생각할 때 해양 고형분은 영양소의 측면에서는 가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마트에서 판매되는 바다 소금이 실제 바다에서 추출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가공이 안 된 해양 고형분이 아닙니다. 암염처럼 철저하게 정제과정을 거친 소금입니다. 한 가지 예외는 프랑스의 바다 소금의 한 종류인데, 이것 또한 미네랄 함량은 해양 고형분보다 훨씬 떨어집니다.
염전에서는 태양이 바닷물 대부분을 증발시킵니다. 여기서 결정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을 천일염이라고 부르는데, 천일염은 남아 있는 액체 성분으로부터 분리됩니다. 그런데 어떤 화합물이든 액체 속에서 고체의 결정을 만들면 그 과정에서 불순물이 거의 모두 제거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모든 칼슘, 마그네슘, 바다소금 라벨에 적혀 있는 희귀한 미네랄 영양소는 결정이 형성되고 남은 찌꺼기에 있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이 찌꺼기를 가공해서 특유의 씁쓸한 소스를 만들지만, 미국에서는 이것을 버리거나 화학공장에 판매하여 남은 미네랄을 뽑아서 여러 가지 목적에 사용합니다.
이렇게 소금의 정제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으로 세척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염화나트륨보다 물에 더 잘 녹는 염화칼슘과 염화마그네슘이 제거됩니다. 이후에 불을 땐 가마에서 건조됩니다.
여러 과정을 거쳐 건강식품 진열대에 올라온 제품은 처음 해양 고형분에 들어있던 미네랄의 1/10 정도를 포함하고 있을 뿐입니다. 포도 한 알에 들어있는 인의 양을 섭취하려면 소금 9kg을 섭취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바다 소금에는 바다의 향기라고 불리는 요오드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져 있습니다. 요오드를 많이 포함한 해초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물로부터 요오드를 추출해 내어 몸에 저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무게로 따져보면 버터같이 전혀 다른 식품에도 해양 고형분의 몇배에 달하는 요오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오드가 들어 있다는 소금에는 해양 고형분의 65배 정도에 해당하는 요오드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은 가공 과정에서 넣어진 것입니다.
맛이 다르다는 것 또한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 입니다. 바다소금은 보통 소금보다 맛이 더 짜고, 선명하고, 섬세하고, 쓰고, 덜 화학적이라고 하는데 이 중 쓴맛과 짠맛에 관한 이야기 정도는 진실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증명할 수 없습니다.
해양 고형분에 들어 있는 염화마그네슘과 염화칼륨은 실제로 쓴 맛이 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트에서 구매한 바다소금에서도 쓴맛이 난다는 상상을 하게되는 것입니다. 마그네슘과 칼슘 화합물은 가공 과정에서 제거됩니다.
그런데 소금의 짠 정도는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모두 순수한 염화나트륨인것은 동일하지만, 입자의 형태와 크기가 제품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공 과정마다 결정의 모양은 정육면체, 피라미드형, 불규칙한 판 모양 등 다양하게 가공되는데, 암염으로부터 만든 보통의 소금은 작은 정육면체 모양입니다. 그에 반해 바다 소금이라고 불리는 것은 판 모양의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납작한 판은 정육면체 모양보다 빨리 녹기 때문에 짠맛을 더 빨리 느낄 수 있어서 더 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소금의 맛을 시험하는것은 정말 무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소금을 직접 먹는 일이 거의 없고, 음식에 뿌려져 이미 녹아 있는 소금을 먹기 때문에 맛의 차이는 모두 사라집니다. 음식에 들어있는 소금의 맛을 구별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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